대학내일20대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재흔이 알려주는 '트렌드 읽는 법'
트렌드 찾는 일, 쉽지 않죠?
"아직 모르셨군요?" 동료의 질문에 뜨끔한 적 있나요?
애써 찾은 트렌드의 유행이 지나 무안했던 적도,
기획안 마감 전날, 인스타그램 탐색창을 뒤지기도 하고...
핫하다는 팝업에 매번 방문하지만,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기도 해요.
주변에서 추천하는 각종 뉴스레터, 마케터 플랫폼, 단톡방 등을 들락거리지만
정작 곁다리 정보만 얻는 것 같을 때도 있고요.
이런 경험이 있다면, 누군가가 정리해준 트렌드가 아닌,
나에게 필요한 '트렌드 읽는 법'이 필요해요.
지금부터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이재흔 수석연구원님과 함께
'트렌드 읽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Q. 먼저, 많은 사람들이 트렌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이 트렌드를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트렌드를 대할 때는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잘 모르고 나와 거리가 먼 분야의 트렌드는 낯설 수 있지만, 이를 틀린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다름'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아, 이럴 수도 있구나'하는 열린 태도로 접근해야 해요.
트렌드 수집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과정임을 명심하세요. 처음에는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실천한다면 점차 효율적으로 트렌드를 발견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부터 트렌드 읽는 법을 차근차근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Q. 트렌드를 읽기 위한 첫 단계는 무엇인가요?
트렌드 수집을 시작하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목표 설정'입니다.
왜 트렌드를 찾고 있나요?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기 위해서? 반려동물 시장의 소비 트렌드를 알고 싶어서? 아니면 SNS 콘텐츠 기획을 위해 요즘 뜨는 밈을 알고 싶어서?
왜 트렌드를 찾고 있는지, 구체적인 목적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 경우도, 일단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경우도 본격적인 시작 전 트렌드를 찾는 목적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콘텐츠와 정보가 쏟아지는 지금, 트렌드를 찾는 목적과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은 트렌드를 찾아가는 여정 내내 이정표가 될 테니까요.
다음처럼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트렌드를 찾아가는 여정 내내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직접 해보면서 따라올 수 있도록 ‘트렌드 수집 목적 정리’ 양식을 준비했습니다. 아직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예로 든 ‘프리미엄 주류 팝업스토어’나 ‘자기계발’ 주제를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내가 채울 수 있는 칸만 채워도 괜찮아요.
Q. 트렌드 수집 목적을 정리한 후, 어떤 채널을 활용해서 트렌드를 수집해야 하나요?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온라인 커뮤니티, 뉴스 기사, TV 같은 온라인・미디어 채널부터 옷을 사려고 들어간 쇼핑몰이나 친구와 나눈 대화, 주말에 찾은 핫플레이스까지 모두 트렌드를 수집할 수 있는 채널입니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각자 이용하는 온라인 채널이나 오프라인 공간도 다 다릅니다. 그래서 소비자 타깃이나 트렌드 유형마다 효과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채널도 천차만별이죠. 그렇기 때문에 내게 필요한 트렌드를 찾을 수 있는 채널을 미리 파악하는 사전 작업이 필요합니다.
Q.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예를 들어, Z세대의 뷰티 트렌드를 수집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채널별 비중은 이렇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 유튜브(쇼츠 포함) 30%: 뷰티・패션 인플루언서 계정,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계정 등
- 인스타그램(릴스 포함) 20%: 뷰티・패션 인플루언서 계정, 뷰티・패션 브랜드 및 매거진 계정 등
- 틱톡 20%: 뷰티・패션 인플루언서 계정, 글로벌 뷰티 트렌드 검색 등
- 온라인 커뮤니티 15%: 뷰티 관련 커뮤니티 및 게시판 콘텐츠
- 커머스 플랫폼 10%: 올리브영, 뷰티컬리, 29CM 등의 제품 랭킹, 리뷰 확인
- 기타 채널 5%: X(트위터) 뷰티・패션 인플루언서 계정, 핀터레스트 검색 등
이렇게 트렌드 수집 채널을 기획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여러 채널을 고루 살펴야 한다는 점입니다. 채널마다 이용층이나 주 소비 콘텐츠가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채널에만 집중하면 다소 편향적이고 한정적인 사례만 수집될 수 있어요.
처음 트렌드를 찾는 연습을 할 때는 주 채널과 보조 채널을 나누는 정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살펴볼 채널들의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점을 고려해서 트렌드 수집 채널 기획안을 한번 작성해보세요.
Q. 이렇게 수집한 트렌드를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요?
트렌드를 효율적으로 찾기 위한 목표 설정과 트렌드 수집 채널 기획까지 마쳤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트렌드 사례를 아카이빙해야 합니다. 아카이빙 리스트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트렌드 아카이빙 리스트 만들기는 정말 간단합니다. 노션이나 구글 시트, 엑셀 등 나에게 편한 툴을 택해서 클리핑한 사례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면 돼요. 단 해당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하기 쉽도록 몇 가지 항목을 정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기록합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사례라고 해도 한 번 보고 스쳐 지나가면 금세 잊기 마련이에요. 막상 필요한 타이밍에 꺼내 쓰지 못하고 '아 그거 뭐였더라…'만 반복하게 됩니다. 이렇게 아카이빙 리스트를 작성하면 트렌드를 하나씩 정리하면서 한 번 더 생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또 여러 채널에 흩어져 있던 트렌드가 정리・분류되므로 확인하기도 편하지요.
Q. 트렌드 수집을 하려면 '꾸준함'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특별한 루틴이 있을까요?
트렌드 수집 루틴은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트렌드의 흐름이 빠르기 때문에 가능한 짧은 주기로 트렌드를 수집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하루에 한 번,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트렌드를 찾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의 팁은 내가 원하는 트렌드가 배달되도록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입니다. 초반에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내가 필요한 분야의 콘텐츠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자주 검색하고 관련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해두면 해당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받아 보는 SNS를 만들 수 있습니다.
Q. 매일 정말 많은 콘텐츠를 보는데요. 일상에서 트렌드를 수집하는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평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커뮤니티를 둘러보다가 흥미로운 트렌드를 발견했을 때 일단 킵해두는 습관을 들이세요. 트렌드 클리핑 단계에서는 이게 트렌드가 맞는지 아닌지를 크게 판단하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현상들을 모으세요.
1. 내 기준에서 처음 보거나 새로운 현상
2. 이전에도 있었지만 조금 양상이 달라진 현상
3. 흥미롭거나 재미있어 보이는 현상
앱 내 저장이 불편한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뉴스 기사 등의 사례는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로 링크를 보내 저장해두고, 단기간만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이벤트 게시글 등은 캡처해서 보내놓기도 해요.
Q. 수집한 트렌드를 통해 '나에게 필요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트렌드 현상 기저에 깔린 '함의'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트렌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니즈나 욕망이 있는지 이유와 원인을 읽어내야 합니다. 방향 설정 뒤 사례 수집 과정을 거쳤다면, 이제는 내가 수집한 사례들을 종합하여 하나의 트렌드 가설을 세우고, 현상 안에 담긴 의미를 도출하기 위해 '트렌드 다이어리'를 작성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행운 굿즈' 트렌드를 살펴볼 때 단순히 아이템이라는 '현상'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 발생 이유'와 '동인'을 중심으로 접근하면 새로운 인사이트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행운 굿즈를 주로 어떤 상황에 주고받는지 살펴보면 일상의 소소한 순간에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선물 형태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죠.
Q. '트렌드 다이어리'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나요?
트렌드 다이어리를 작성할 때는 먼저 '주제'를 잡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룹핑' 작업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트레드 아카이빙 리스트에 수집한 사례들을 늘어놓고 공통점이나 유사한 점이 있는지 살펴보는 거예요. 사례는 세 가지 이상 묶어보는 것이 좋고, 다양한 분야와 채널에서 수집한 사례일수록 좋습니다. 비슷한 분야의 사례만 보는 것보다 더 다각적인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트렌드 다이어리에 꼭 지켜야 하는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형식보다는 인사이트를 도출한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에게 편한 방식으로 자유롭게 작성해도 됩니다. 다만 여러 사례를 정리해야 한다는 점과 인사이트 정리가 필요하다는 점만 염두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트렌드 수집과 분석의 전체 과정을 다시 한번 정리해주실 수 있을까요?
트렌드 읽는 법은 크게 네 단계로 정리할 수 있어요. 이 과정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트렌드에 대한 감각이 생기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배우게 될 겁니다.
- 트렌드 수집 목적 정리하기: 수집 목적, 주요 소비자 타깃, 주요 분야, 최종 목표/결과를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 트렌드 수집 채널 기획하기: 내가 찾고자 하는 트렌드가 많이 올라오는 채널을 선정하고, 채널별로 트렌드 수집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 기획합니다.
- 트렌드 아카이빙 리스트 만들기: 노션이나 구글 시트, 엑셀 등 나에게 편한 툴을 택해서 클리핑한 사례들을 차곡차곡 정리합니다.
- 트렌드 다이어리 작성하기: 수집한 여러 사례를 엮어서 나만의 인사이트를 담은 트렌드 다이어리를 작성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이번에 출간하신 『트렌드 읽는 법』 책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트렌드 읽는 법』에는 제가 10년간 트렌드 연구원으로 일하며 중요하게 생각하고 챙기는 과정과 꼭 알아야 하는 개념, 시간을 줄여줄 꿀팁까지, 트렌드 워칭의 기본기를 꾹꾹 눌러 담았어요.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의미 있는 트렌드를 구분하는 방법이나 기준이 있나요?', '트렌드를 정의하고 분석하는 노하우가 궁금합니다!'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세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트렌드를 좀 더 즐겁게 찾고 내 일상의 무기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이 책을 통해 트렌드를 찾는 과정이 어렵고 막막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발견의 즐거움이 있는 여정이 되기를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