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랭이의 대표 황엄지(몽자) 님이 뉴스레터를 통해 어떻게 '나만의 비즈니스'를 만들어냈을까요? 그 경험을 인터뷰했어요.


친구들과 함께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어떻게 삶을 바꾸었는지, 인터뷰를 읽으며 여러분이 맞이할 새 기회도 상상해보면 좋겠습니다. 😄

회사 다니면서 나만의 비즈니스 만드는 법
: 찐팬이 키운 브랜드 주말랭이 작가 엄지 님 인터뷰

찐팬이 키운 브랜드 주말랭이

Q1. 사이드 프로젝트로 주말랭이를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있나요?

번아웃을 겪기 전까지 저는 지나치게 결과중심적인 사람이었어요. 과정이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현실은 아무렴 좋다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치열하게 앞을 바라보고 달려 커리어 성취를 이루었어요. 그러나 그토록 바라던 상태에 도달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공허함을 마주했죠.

코로나19가 심했던 시기라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도 제약이 많았어요. 어떻게든 이 블랙홀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기 어렵다면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거의 매일 밤마다 일기를 썼어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에게 솔직해지자는 마음으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쏟아냈어요. 며칠간 자문자답하면서 내가 왜 힘들어 하는지, 왜 공허한지 진단할 수 있게 되었어요.

주도적으로 살고 싶은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 결과만 바라보고 달려왔는데 그 다음 목표 지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번아웃의 원인이란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주도성을 가지고 다음 목표점을 찍어보자고 결심했죠. 그게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Q2. 초반에는 본업을 유지하면서 주말랭이를 발행하셨는데, 지치지 않고 동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방법이 있나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주도적으로 내 시간을 보내고 싶고, 그 다음 목적지가 필요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사업을 하고 싶거나 돈을 벌고 싶어서가 아니라 과거의 열정 넘치던 내 모습을 되찾고 싶어서요.

그렇기 때문에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됐던 건 ‘재미’ 였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상상하는 대로 스케치하고 색칠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 지문이 묻은 그림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다는 것. 그 모든 과정이 즐겁고 행복했어요. 거기에 더해 ‘잘 보고 있다’는 구독자들의 응원 한 마디가 내적 동기를 강화시켜 주었고요. 특별히 스스로 채찍질하지 않아도 즐기며 할 수 있었죠. 번아웃을 계기로 시작했기에 주체적으로 만드는 과정의 즐거움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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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뉴스레터를 하겠다고 정했을 때 주제 선정에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주제를 결정하게 되셨나요?

함께 시작한 두 명의 친구와 이야기하던 중, 다이어트, 건강 정보, 편의점 신상, 밀키트 신상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뭐가 잘 팔릴까? 뭐가 뜰까?’와 같이 잘될 것 같은 주제를 고르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모두가 공감하는 주제를 찾지 못했어요. 잘될 것 같은 주제를 찾아도 심장이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죠.

그래서 시선을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 가져왔고 우리 셋이 공감하는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직장인들이 모두가 고민하는 ‘주말에 뭐 하지?’라는 콘셉트가 나왔고요. 고민도 없이 직진했어요. 잘될지는 모르겠지만 나, 그리고 주변 친구들에게는 분명 필요하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런 고민 끝에 탄생한 주제라서 더 오래 진정성 있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4. 첫 번째 뉴스레터를 발송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당시 느끼셨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진짜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 물음표 그 자체였어요. 처음 주말랭이를 시작한 세 명 모두 보여주기 위한 글을 써본 적도, 디자인적 감각이 있는 것도, 그렇다고 콘텐츠 관련 일을 해본 적도 없었어요. 그 누구도 이 씬에서의 경험이 없었기에 처음 보는 도시에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어요. 그럼에도 첫 레터를 보낼 수 있었던 건 ‘모르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것도 모르니까 우리가 얼마나 서툰지도 몰랐고, 그저 무모하게 즐겁게 시작했던 기억이 있어요. 당시 저희에게는 첫 번째 발송 그 자체가 성취였어요. 그 레터의 모양이나 내용과 관계없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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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본업과 사이드 프로젝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세운 원칙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무조건 본업이 우선이다’라는 원칙 덕에 오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빠르게 성장할 수 없다는 맹점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사업이나 성장을 고려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고, 우리도 구독자도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기에 당시 방향성과 잘 맞았죠. 에피타이저가 메인디쉬의 경계를 넘는 순간 식사의 균형이 깨지는 것처럼, 사이드 프로젝트는 본업인 메인디쉬를 더 맛있고 즐겁게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라고 생각했어요.